애플 성공 이끈 폐쇄적 생태계, 반독점 규제 표적됐다

입력 2024-03-22 18:46   수정 2024-04-01 19:5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애플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든 ‘폐쇄적 생태계’ 전략이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일제히 제동이 걸리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애플에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했고, 유럽에서는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한 디지털시장법(DMA)의 첫 번째 조사 대상으로 애플을 정조준하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애플이 사실상 ‘갑질’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다는 게 미·EU 경쟁 당국의 판단이다.
○애플 갑질 정조준
미 법무부는 21일(현지시간) 5년간의 조사 끝에 애플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뉴저지법원에 제소하면서 회사 특유의 폐쇄적 생태계를 문제 삼았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애플은 우월성 때문이 아니라 불법적인 배제 행위로 인해 그 권력을 유지해온 것”이라며 “기업의 반독점법 위반 행위로 인해 소비자가 더 높은 가격을 지급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애플이 자체 생태계 안에서만 앱 다운로드와 결제 등을 가능하게 하고 타사 기기와의 호환은 제한해 막대한 수입을 올린 것으로 판단했다. 갈런드 장관은 “애플이 지난 한 해 동안 거둔 970억달러에 달하는 순이익은 100개 이상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초과한다”며 “이는 대부분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6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의 성공 덕분”이라고 꼬집었다.

법무부는 애플이 아이폰 기능을 통제해 경쟁사들이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을 막았다고 봤다. 애플이 자체 ‘지갑 앱’ 외에 다른 경쟁사의 디지털 지갑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신용카드 정보를 아이폰 내부에 입력하면 근접무선통신(NFC)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가 이뤄지는 디지털 지갑 기능을 자체 앱을 통해서만 운용했다. 아이폰에서 ‘애플페이’ 외 다른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에서 아이폰 이용자가 다른 페이를 이용해 결제하려 해도 애플페이가 우선적으로 실행되는 등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만 앱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른 앱스토어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반독점법 위반으로 지목됐다. 애플이 아이폰 앱스토어 결제 시스템(인앱결제) 이용만을 허용하면서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겼다는 것이다.
○‘두더지 잡기’식 경쟁사 무너뜨리기
법무부는 또 애플이 경쟁사 하드웨어 기기를 아이폰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없도록 기능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안드로이드 등 애플 외 다른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갈아타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판단이다. 또 애플이 아이폰 간 전송과 달리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간 문자 전송 시 차별을 둔 점도 거론했다.

조너선 캔터 법무부 반독점 국장은 “지난 수년간 (시장 경쟁 환경 조성에 대한) 애플의 대응은 마치 일련의 두더지 잡기 게임(Whac-A-Mole)처럼 경쟁을 무너뜨리는 데 집중됐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 같은 애플의 행태로 LG전자, 대만 HTC 등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려다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유럽에서도 경쟁 당국의 견제를 받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디지털시장법의 첫 번째 조사 대상으로 애플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앱스토어 개발자에게 새로 부과하기 시작한 수수료 정책과 이용 약관이 디지털시장법 규정을 준수했는지 여부가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이달 초 “음악 스트리밍 앱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소비자가 스포티파이 등 다른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를 차단했다”며 애플에 18억4000만유로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김리안/김채연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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